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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지기: 한국형 전장유전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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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희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의학유전학센터

개요

신생아 선별검사(newborn screening, NBS)는 증상 발현 전에 치료 가능한 질환을 발견해 비가역적 장애와 사망 예방을 목표로 하는 대표적 공중보건 프로그램이다. NBS는 현재까지 생화학적 분석이 주된 검사 방식 이였으나, 최근 유전 진단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엑솜 혹은 전장유전체 염기서열 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유전체 분석이 기존 생화학적 검사로 확인하기 어려운 희귀 유전질환까지 신생아 선별 검사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다수의 국제적 프로젝트들로 운영되고 있다.

‘아기지기’ 한국형 전장유전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Korean genomic newborn screening, K-gNBS) 프로젝트는 다학제 기반의 대상 질환 선정, 산전 동의, 표준화된 검체·분석·결과보고, 확진 및 치료 연계, 유전상담, 장기 추적과 데이터 거버넌스를 하나의 체계로 설계하는 국가 주도 프로젝트이다. 2025년 시범연구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정부와 다학제 연구팀은 이 사업의 임상적 유효성, 제도의 적절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1. 왜 한국형 gNBS가 필요한가

우리나라의 NBS는 1985년 시범사업 이후 전국 사업으로 확대되었고, tandem mass spectrometry를 이용한 아미노산·유기산·지방산 대사질환과 일부 리소좀축적질환까지 범위가 넓어졌다.¹ 그러나 현재의 생화학적 선별검사는 분석물질이 존재하거나 출생 직후 생화학적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에 주로 적용된다. 반면 유전체 선별검사는 면역계 질환, 신경근육질환, 심장질환 등 조기 개입이 가능하지만 생화학 표지자가 없거나 발현 전에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을 보완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민간기관이 저해상도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또는 특정 단일염기변이 분석을 이용한 신생아 유전자검사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대상 질환 선정의 전문가 합의, 검사 전후 유전상담, 위양성 관리, 임상적 확진과 치료 연계, 윤리·법·사회적 고려(ELSI), 공공 데이터 축적이 충분하지 않으면 선별검사가 오히려 가족의 불안과 불필요한 추적검사를 유발할 수 있다. K-gNBS가 국가 관리와 다학제 합의를 전제로 출발해야 하는 이유이다.

2. 대상 질환·유전자 선정과 결과보고 원칙

국외의 Generation Study, GUARDIAN, BabySeq 및 ICoNS (International Consortium on Newborn Screening)은 gNBS에서 대상질환과 유전자 선정 원칙으로 임상적 유효성, 소아기 발병, 질환 중증도, 침투도, 조기 치료의 이용 가능성과 효과를 핵심 기준으로 제시한다.²-6 다학제 연구를 통하여 작성된 K-gNBS 유전자 목록 v1.0 역시 (1) 침투도, (2) 질병 중증도, (3) 10세 이전 발병 여부, (4) 치료·관리 가능성, (5) 조기 개입의 효과, (6) 독립적 확진검사의 존재, (7) 최종 선별검사 기준 충족 여부를 단계적으로 평가하였다.

2025년에 개발한 버전 1의 가이드라인은 조기 개입의 근거가 명확한 647개 유전자를 Tier 1으로, 추가 임상적 유용성이 있으나 부모의 선택이 필요한 136개 유전자를 Tier 2로 구분하였다. 기본 보고는 pathogenic/likely pathogenic 변이에 제한하고, 상염색체 열성질환에서 하나의 P/LP 변이와 trans 가능성이 있는 VUS가 함께 확인된 경우에는 확인검사와 전문가 검토를 전제로 보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Benign/likely benign 변이는 보고하지 않으며, 모든 '선별 양성'은 진단 확정이 아니라 전문 진료와 orthogonal confirmation이 필요한 상태로 설명하도록 하였다. 유전자 목록의 단계적 구성은 그림 1과 같다.

그림 1
그림 1아기지기(K-gNBS) 유전자 목록 v1.0의 Tier 1 및 Tier 2 구성

3. ‘아기지기’ 프로젝트의 전주기 운영모델

‘아기지기’는 Advanced Genomic Initiative for Just-born Infants Guiding Informed care (AGIJIGI)의 약칭으로, 2025년 시작된 한국형 신생아 전장유전체 선별검사(K-gNBS) 시범 프로젝트이다. ‘신생아 유전체 선별검사를 통해 아기의 건강을 지킨다’는 목표 아래 임상운영, WGS 검사·분석, 윤리·법 검토, 건강경제·정책 평가를 다기관 컨소시엄으로 연결한다. 따라서 아기지기는 단순한 염기서열 분석 연구가 아니라 모집과 동의, 결과 반환, 전문 진료 연계,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평가까지 전 과정을 표준화하는 공공보건 실증사업이다.

참여 과정은 임신 중후반의 임산부에게 사업 설명 및 질의 응답과 숙고 기간을 거쳐, 임신 36주경에 의사결정 확인 및 동의 취득, 아기 출생 후 검체 등록의 순서로 설계되었다. 부모가 충분히 숙고하도록 산전부터 정보를 제공하고, 법적 친권자 1인의 동의가 가능하지만, 부모 간 이견이 큰 경우에는 참여를 권고하지 않는다. 모집 접촉, 제외 사유와 동의 여부는 현장 기록과 중앙 시스템에 문서화한다. 전체 운영 과정은 그림 2와 같다.

아기지기 검사는 출생 후 28일 이내 시행하며, 출산 시 제대혈 1 mL 또는 기존 NBS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건조혈반 3 spots를 기본 검체로 권고한다. 제대혈은 비침습적으로 충분한 DNA를 확보할 수 있고, 건조혈반은 이동·보관이 용이하다. 정맥혈은 품질이 안정적이지만 침습적이므로 특수 상황에서 보조 검체로 활용하고, 구강상피는 오염과 품질 변동 때문에 본사업의 기본 검체로 사용하지 않는다.

분석은 WGS 검사, 정의된 유전자·질환 목록 기반 필터링, 변이해석, 품질관리와 임상전문가 검토로 이어진다. 검체 실패는 약 6주, 음성은 약 4주, 선별 양성은 2–4주 내 통보하며, 긴급 결과는 2주 이내 우선 검토해 (가칭) 아기지기 클리닉과 해당 전문과로 연결한다. 선별 양성은 유전상담, orthogonal confirmation과 조기 치료 계획으로 이어지고, 음성 결과에도 검사 한계와 잔여 위험을 설명한다. 이후 관련 증상이 발생하면 12개월 주기의 재분석 검토 또는 부모·환아 검체를 이용한 trio-WGS를 고려하고, 모든 연락과 추적 결과는 통합 시스템에 기록한다.

4. 유전상담과 ELSI를 의료서비스의 핵심으로

검사 전 유전상담은 연구 참여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목적, 선별 범위, 양성·음성·불확실 결과의 의미, 가족에게 미칠 영향, 데이터 보관과 철회 절차를 설명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검사 후에는 질환 정보와 유전적 위험을 전달하고, 확진검사와 치료 선택을 상담하며, 부모의 부담감·불안과 같은 심리사회적 반응을 지지하여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환아의 치료·추적관찰, 가족검사, 다음 임신과 자녀계획, 의료·사회적 자원 연계까지 이어져야 한다.

따라서 유전상담은 연구의 부가 절차가 아니라 독립적인 의료서비스로 제도화되어야 한다. 상담 인력의 자격과 역할, 표준 설명자료, 긴급·일반 결과별 전달 방식, 상담 기록, 지역별 접근성 보장을 포함한 운영지침이 필요하다. 동시에 아동의 유전체정보는 장기 보관과 재해석이 가능하므로, 재연락 책임, 재분석 주기, 이차적 활용, 성년 도달 후 본인 재동의, 철회 시 자료 처리에 관한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가 마련되어야 한다.

5. 공공 프로그램으로의 확장을 위한 평가 과제

아기지기 프로젝트는 대상 질환과 유전자 선정, 검체 수집, WGS 분석, 결과보고, 확진·치료, 유전상담과 동의체계를 연결하는 표준지침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7,8 이후 다기관·전국 단위로 확대하려면 단순한 양성률보다 임상적 유용성과 공중보건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주요 지표에는 참여율과 대표성, 검체·분석 성공률, 결과 회신 시간, 위양성 및 위음성, 확진율, 치료 개시까지의 시간, 가족의 이해도와 심리사회적 영향, 건강경제성, 지역·사회경제적 형평성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유전자 목록과 변이해석 기준은 고정된 목록이 아니라 새로운 치료와 질환 경과 및 장기 예후 자료의 근거에 따라 정기적으로 개정 및 개선되어야 한다. 검사항목 확대는 기술적 가능성이 아니라 조기 발견의 순편익이 충분한지에 따라 결정하고, 국내 변이 빈도와 표현형 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하여 한국인 집단에서의 예측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공공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분석기관의 품질관리, 이해상충 공개, 데이터 보안, 독립적 윤리·정책 평가도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

그림 2
그림 2산전 상담부터 결과 통보·진료 연계까지의 아기지기 K-gNBS 프로젝트 운영 과정

6. 결론

아기지기 K-gNBS 프로젝트는 '한 번의 WGS 검사'가 아니라, 조기 발견이 실제 치료와 건강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전주기 공공보건 체계를 목적으로 한다. 한국형 프로그램의 핵심은 엄격한 질환 선정, 제한적이고 재현 가능한 변이보고, 충분한 산전 숙고와 자발적 동의, 표준화된 검체·분석·확진 과정, 결과별 유전상담, 장기 추적과 데이터 거버넌스에 있다. 기존 생화학적 NBS와 상호보완적으로 운영하면서 임상적 유용성·비용효과성·형평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국가 관리 아래 다학제 전문가와 참여 가족이 함께 기준을 개정하고, 양성 결과가 전문 진료와 치료로 지체 없이 연결되며, 음성 결과의 한계와 재분석 가능성까지 투명하게 설명할 때 gNBS는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면서 희귀질환의 진단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이 사업은 새로운 선별체계를 한국 의료환경에 안전하게 정착시키기 위한 출발점이며, 그 성패는 검사 규모보다 신뢰할 수 있는 운영체계와 지속 가능한 유전상담·추적관리 기반을 얼마나 충실히 구축하는가에 달려 있다.

Acknowledgement

본 원고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주관 「전장유전체염기서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시범연구: 2025-ER0701-00」 및 「전장유전체염기서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연구: 2026-ER0806-00」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References

  1. Lee BM, et al. Overview of advances in newborn screening supported by the Korean government. Hereditary Metabolic Disorders. 2017;17(3):77-84.
  2. Downie L, Halliday J, Lewis S, Amor DJ. Principles of genomic newborn screening programs: a systematic review. JAMA Netw Open. 2021;4(7):e2114336. doi:10.1001/jamanetworkopen.2021.14336.
  3. Holm IA, et al. The BabySeq project: implementing genomic sequencing in newborns. BMC Pediatr. 2018;18:225. doi:10.1186/s12887-018-1200-1.
  4. Ziegler A, et al. Expanded newborn screening using genome sequencing for early actionable conditions. JAMA. 2025;333(3):232-240. doi:10.1001/jama.2024.19662.
  5. Genomics England. Newborn Genomes Programme: the Generation Study. Available at: https://www.genomicsengland.co.uk/initiatives/newborns. Accessed September 2, 2026.
  6. Downie L, et al.; International Consortium on Newborn Sequencing. Operationalizing the Wilson-Jungner principles for the genomics era. Genet Med. 2026;28(1):101618. doi:10.1016/j.gim.2025.101618.
  7. Saier C, et al. TREAT: systematic and inclusive selection process of genes for genomic newborn screening as part of the Screen4Care project. Orphanet J Rare Dis. 2025;20:231. doi:10.1186/s13023-025-03692-6.
  8.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신생아 게놈분석, 유전질환 진단을 앞당기다: 2025년도 제1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 2025 May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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