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JAMA에 독감과 격리에 대한 사설, ‘QUARANTINE AND ISOLATION IN INFLUENZA’에[1]. 인플루엔자(Influenza)의 격리에 대하여 일리노이(Illinois) 주 보건국과 해군의 상반되는 지침을 비교하며, 개인의 격리와 교차 감염 예방에 대해 논하는 내용이 실렸다. 이후 2003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바이러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SARS-CoV),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의 유행 때마다 빠르게 검출하여 격리하는 방안의 중요성이 논의가 되었다. 캐나다 토론토 보건국의 1918년 인플루엔자 대유행때와 2003년 SARS 유행 때의 토론토 보건국의 대처를 비교한 보고[2]에서는 주 및 연방 정부의 협조 부재로 인해 접촉자 추적 및 격리, 의심환자의 격리 등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언급하며 과거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인플루엔자 대유행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다가오는 전염성 질환을 통제하는 기초를 마련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본원은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바이러스의 빠른 진단에 더해 원내 유입 및 집단발 하고자, 호흡기바이러스 검사와 관련하여 정확도가 높으면서도 빠른 검사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왔다. 기존의 호흡기 바이러스 realtime PCR 검사의 시행 횟수를 늘이거나, 신속 PCR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도 하였다. 인플루엔자 A와 B, 그리고 RSV를 동시에 검출하는 분자진단기법의 POC 기기인 cobas Liat Analyzer (Roche Molecular Systems, Pleasanton, CA, U.S.,)[3, 4]의 국내 출시에 따라 본원에서는 cobas Liat을 고려하였고, 그 도입과정에서 고민하였던 실질적인 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신속 검사 개념의 확장[3]
; 진료과 외래에서 신속검사의 도입을 요청받을 때마다 POC 검사(Point-of-care test) 또는 신속검사(rapid test)의 정의에 대해 고민을 하였다. 오랜 동안 항원/항체 검사가 신속 검사의 주를 이루었으나, 일부 호흡기 바이러스의 항원검사는 낮은 민감도[5]로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2015년 첫 미국 FDA 승인의 인플루엔자 POC 검사를 비롯하여 많은 호흡기바이러스 신속 PCR 검사기기가 출시되면서 항원/항체 기반 POC 검사로부터 분자진단기반의 검사기기로 개념이 확장되었다[3]. 본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빠른 격리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여 낮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인한 위험을 피하고자 분자진단검사 기반의 신속검사를 고려하였다. 특히 응급실과 중환자실 입실 환자 등에서 호흡기바이러스의 선별은 빠르고 정확해야 하므로 민감도와 더불어 특이도를 중요하게 평가하였다.
2. 검체 용기와 사용성
; POC 검사는 검사실 내 검사와 달리 다양한 직종의 검사-비숙련자가 검사를 진행하며, 검체 채취, 육안 판독 시 판독자에 따른 변이가 크다. 본원에서는 기존 Liat 논문들에서 평가되지 않았던 eNAT (Copan Diagnostics, Brescia, Italy)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간단히 평가를 시행하여 동등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인턴이나 간호사 등의 업무 순환을 고려할 때, 검사 과정이 직관적이며 수행이 편리하고, 결과 관리가 전산으로 가능한 검사가 POC 검사에 적합하다고 사료된다. 전공의와 간호사 등을 교육 후 사용 후기를 청취하고, 모든 장비를 인터페이스를 통해 결과 관리를 전산화하는 등, 검사 관리 시 오류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였다. 특히 검체 바코드를 반드시 사용하여 전산으로 모든 결과가 관리되도록 하고, 검사자 정보도 모두 입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러한 모니터링을 통해 만약 검사 오류(invalid)가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사용자 교육 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3.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
; 모든 검사실 검사는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가 요구되며,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POC 검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전파력이 있는 감염병은 소수의 환자라도 진단을 못할 경우 집단발병이 가능하여 POC 검사라 하여 민감도와 특이도의 기준을 낮추는 것은 임상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3], 우리나라의 진단검사의학 수준을 고려할 때 신속 검사 또는 POC 검사로 부르는 검사들에게 이제는 더 정밀하고 엄격한 기준을 고려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인플루엔자과 RSV는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임을 고려할 때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 기준을 적용함이 타당하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감염증 확진환자의 발생과 코로나19 판데믹 선언 등으로 SARS-CoV-2 바이러스를 포함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빠른 진단과 격리는 시간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감염병에 있어도 POC 검사, 신속 검사의 가치는 매우 높다. 그러나 POC 검사라고 하여 민감도와 특이도 보다도 검사의 편리성과 신속성을 강조한다면, 집단발병을 야기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신속 PCR 검사로 여러 진단키트가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며, 그 중 일부는 POC 검사에 준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민감도와 특이도에 대한 평가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속한 결과라는 장점이 앞선 부분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Roche LiaT 플랫폼에 SARS-CoV-2와 인플루엔자를 동시에 검출하는 진단시약의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인플루엔자의 계절이 시작되면 증상만으로는 감별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엔자 검사의 편리성 때문에 코로나19 진단의 고삐를 늦추거나 동시감염(coinfection)에 대한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와 SARS-CoV-2 바이러스의 동시 검출은 긍정적인 개발 방향으로 생각된다. 신속성을 고려하여 낮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감수하기보다는 충분히 정확하고 특이도가 높으며 빠른 분자진단기기가 향후 공급이 많이 되어 환자와 의료기관의 의료진들을 충분히 보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시대가 조속히 오기를 기대해본다.
1. QUARANTINE AND ISOLATION IN INFLUENZA.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1918;71:1220-.
2. MacDougall H. Toronto's Health Department in action: influenza in 1918 and SARS in 2003. J Hist Med Allied Sci 2007;62:56-89.
3. Azar MM and Landry ML. Detection of Influenza A and B Viruses and Respiratory Syncytial Virus by Use of 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of 1988 (CLIA)-Waived Point-of-Care Assays: a Paradigm Shift to Molecular Tests. 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 2018;56:e00367-18.
4. Young S, Illescas P, Nicasio J, Sickler JJ. Diagnostic accuracy of the real-time PCR cobas(®) Liat(®) Influenza A/B assay and the Alere i Influenza A&B NEAR isothermal nucleic acid amplification assay for the detection of influenza using adult nasopharyngeal specimens. J Clin Virol 2017;94:86-90.
5. Chartrand C, Tremblay N, Renaud C, Papenburg J. Diagnostic Accuracy of Rapid Antigen Detection Tests for Respiratory Syncytial Virus Infection: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 2015;53:373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