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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 아동의 미래 권리 보장과 재동의

후원사 안내 Technology Trend
박현정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원
김한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전장유전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 기술이 도입되면서 기존 검사보다 더 많은 질환의 유전적 위험을 발견하고, 조기에 의학적 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존 선별검사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유전체정보를 생성하며, 해당 정보를 장기간 보관·재분석·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부모의 최초 동의가 신생아 시기 수집된 유전체 데이터의 장기 관리의 전 과정을 포괄하는 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졌다. 저자들은 부모의 동의는 신생아 시점의 검사와 연구 참여를 정당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성년 이후의 계속 보관과 활용까지 자동으로 정당화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글은 아동이 성장한 이후 자신의 유전체정보의 보관·활용 여부를 다시 결정할 권리를 구현할 방안으로 재동의 체계를 제안한다.

1. 부모 동의의 필요성과 한계

신생아는 자신의 연구 참여 여부, 유전체정보의 생성, 보관 및 향후 연구 활용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거나 동의할 수 없다. 따라서 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연구에서 부모 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는 불가피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부모 동의가 성년 이후의 정보 보관과 활용까지 당연히 포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모 동의는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지만, 아동이 성장하여 독립적인 의사결정능력을 갖추게 된 이후에는 자신의 유전체정보의 계속 보관·활용 여부를 직접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유전체정보의 특성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유전체정보는 한 시점의 건강정보에 그치지 않고, 생애 전반에 걸쳐 재해석될 수 있으며, 가족 구성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에서는 출생 직후 생성된 정보가 장기간 보관되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에 따라 재분석되며, 향후 연구와 공중보건 정책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최초의 부모 동의만으로 정보의 장기 보관, 재분석, 이차 연구 활용, 추가 결과 통보까지 모두 포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년 도달 시 재연락과 재동의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성장한 연구대상자를 독립적인 권리 주체로 다시 위치시키는 절차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2. 국외 사례: Generation Study와 BabySeq2

국외 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연구는 이미 이러한 문제를 제도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영국 Generation Study는 아동이 16세가 되었을 때, 동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프로그램에 계속 남을 것인지에 대해 본인의 동의를 요청하는 구조를 포함한다. 잔여 인체유래물과 DNA의 보관 기간도 이 재동의 구조와 연결되어 있으며, 아동이 재동의를 요청받는 시점 또는 인체유래물이 모두 사용될 때까지 보관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BabySeq Project 2 역시 장기 추적관찰과 성년 도달 이후 본인 동의 절차를 포함하고 있으며,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인 경우 아동이 18세가 된 이후 가족에게 연락하여 참여자 본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특히 18세 이후에는 본인 동의가 확보되기 전까지 의무기록 검토를 포함한 추가 연구 절차를 수행하지 않는 구조를 두고 있다.

3. 국내 법제의 한계와 운영 공백

국내 법제는 아직 이러한 장기적 동의 전환 문제를 충분히 구체화하고 있지 않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동의능력이 없거나 불완전한 사람이 연구대상자인 경우 법정대리인의 서면동의를 요구하고, 「개인정보 보호법」 역시 14세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처리에 대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주로 연구 참여 또는 개인정보 처리의 초기 동의에 관한 기준이다. 신생아 시점에 부모 동의로 수집된 유전체정보와 인체유래물에 대해, 아동이 성장한 이후 본인의 의사를 언제, 누가, 어떤 방식으로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는 아직 충분히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이 공백은 앞으로 더 중요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의 유전체 연구 환경은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 희귀질환 유전체 연구, 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연구 등 대규모 유전체정보 활용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점차 신생아와 아동을 포함한 장기적 유전체 정보 활용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년 도달 이후 재연락, 재동의, 동의 철회, 자료 보관 또는 폐기 기준을 누가 책임지고 관리할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결국 문제는 재동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로 이어진다.

4. 재동의 체계 설계 방향

다만 재동의 논의의 핵심은 “성년이 되면 다시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누가 재연락을 담당할 것인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동의하지 않거나 철회한 경우 유전체 정보와 인체유래물 및 연구자료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새로운 재분석 결과가 나온 경우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통보할 것인지에 관한 운영체계이다. 성년 도달 시 재동의를 출생 당시 검사를 시행한 의료기관이나 담당 의료진의 개별 의무로 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재동의는 개별 의료진의 역할이 아니라, 장기적 유전체 정보 관리체계의 기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가 주도 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연구나 대규모 아동 유전체 연구에서는 유전체 정보와 인체유래물을 장기적으로 보관·관리하는 책임기관 또는 운영체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해당 기관은 단순한 정보 보관 주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년 도달 여부 확인, 연락처 관리, 본인 확인, 재연락 및 재동의 요청, 동의 철회 시 자료 처리, 장기 보관 또는 폐기 여부 기록, 추가 결과 통보 기준 관리 등 장기적 후속 관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5. 결론

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의 동의는 부모의 결정에서 출발하지만, 출생 직후 생성된 유전체정보는 검사 시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아동이 성장한 이후에도 보관될 수 있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될 수 있으며, 향후 연구와 공중보건 정책에도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의 동의 체계는 아동이 성장한 이후 자신의 유전체정보에 대해 다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포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연구자나 의료기관의 선의에 의존하는 재연락 방식에서 벗어나, 성년 도달 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고 동의 철회, 장기 보관, 폐기, 재분석 결과 통보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유전체정보 관리 거버넌스가 마련되어야 한다. 부모 동의 이후의 본인 동의로의 전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WGS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가 아동의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제도로 자리 잡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Acknowledgement

본 연구는 2026년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주관 「전장유전체염기서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시범연구: 2025-ER0701-00」, 「전장유전체염기서열 기반 신생아 선별검사 연구: 2026-ER0806-00」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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