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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유전성 희귀질환의 치료제 개발

후원사 안내 Technology Trend
최병옥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2020년 노벨화학상은 유전자가위 편집기술을 연구한 여성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법을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제니퍼 A. 다우드나를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유전자가위 기술은 생명과학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고, 유전질환 치료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30년내에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유전성 희귀질환의 완치까지도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유전자가위 활용은 특히 유전질환에 있어서는 매우 유효한 치료법으로 간주된다. 한국은 유전체 교정 기술 개발의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선두 수준을 유지하여 왔으나, 유전체 교정 치료제의 임상적 개발은 해외에 비해 수년 이상 뒤쳐져 있다.

유전자가위는 세포의 유전체상 타겟 서열만 정확하게 절단하는 분자 도구로 유전체교정의 핵심기술이다. 2000년대 중반 1세대 유전자가위인 zinc finger nuclease (ZFN)가 개발된 이래 지난 몇 년간의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2세대 유전자가위인 TAL effector nuclease (TALEN)을 거쳐 현재는 3세대 유전자가위인 CRISPR/Cas9 및 4세대 프라임 에디팅(prime editing)까지 새로 운 유전자가위 편집기술이 개발되었다. 유전체교정 기술은 기초 분자생물학 기술이지만, 해외에서는 산업체의 주도하에 빠르게 임상적용 기술로 개발되고 있다.

유전체교정 기술은 유전질환 원인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고치는 방식의 전통적인 유전자치료 만이 아니라 유전자의 발현을 제거하거나 조절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치료 접근법이 가능하므로, 다양한 유전적 원인을 보유한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이하 CMT로 약함)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유전자가위 치료가 가능하다.

CMT는 인구 2500명중 1명에서 발생하여 전세계 약 300만명의 환자가 있고 이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CMT1A 형은 전체의 약 40%로 전세계 약 120만명 이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CMT1A는 PMP22 유전자의 중복 돌연변이에 의하여 발생한다. 따라서 CMT1A는 PMP22 유전자의 중복에 의해 일어나는 보편적인 돌연변이 형태가 존재하므로 유전자가위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효용성이 높은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전성 희귀질환의 경우 특정 병인 유전자가 발견되더라도 질환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및 그 발병 기작이 다양하여 환자 맞춤형의 유전자가위 치료제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동일한 유전자라도 돌연변이가 다를 경우, 각 변이별 유전자가위 치료제는 개별로 전임상 및 임상시험 등의 개발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치료제 개발의 노력에 비해 성공적인 모델로 성장하기 어렵다.

CMT1A는 출생 이후 수초화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인 말초신경 수초화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MT1A의 마우스 실험은 C22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인간의 PMP22 유전자를 삽입하여 만든 모델로 인간 환자에서의 질병 특성을 마우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전자가위를 사용할 경우에는 인간 PMP22 유전자가 있으므로 마우스가 아닌 인간 PMP22 유전자를 타겟 하는 유전자가위 실험에서는 특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말초신경의 수초화는 사람에서는 대개 생후 1세에서 5세 사이에 이루어지고 마우스에서는 생후 9일에서 18일 사이에 이루어진다. 그래서 말초신경의 수초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유전자가위의 효능을 보기 위해서는 생후 6일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말초신경의 수초화가 이루어진 이후의 마우스에서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생후 21일 이후 마우스를 대개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본 실험에서는 생후 6일된 C22 마우스와 생후 21일된 마우스에서 제작된 유전자가위의 효능을 평가하는 실험을 각각 진행하였다. C22 마우스의 다리에 있는 좌골 말초신경으로 직접 주사하는 신경내 직접 주사법을 사용하여 PMP22-TATA RNP를 전달하였다. 전달방법에는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것과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는 비 바이러스 전달법이 있는데 이번 실험에서는 부작용이 현저하게 적은 비 바이러스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림1. 생후6일된 C22마우스에 유전자가위를 주사한 실험 결과.
말초신경조직, 신경전도검사에서 모두 호전되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림2. 생후21일된 C22마우스에 유전자가위를 주사한 실험 결과.
생후 6일에 주사한 경우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생후 6일과 21일에 시행된 마우스 실험의 결과는 유사하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림 1, 2). 그러므로 CRISPR/Cas9 처리가 PMP22를 과발현하는 슈반세포의 수초화 결함을 완화하고 CMT1A 마우스 모델에서 CMT1A 신경병증의 행동, 전기 생리학적 및 병리학적 특징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다. PMP22 중복은 CMT1A에서 말초신경병증의 유전적 원인으로 결정되며, 수초화 슈반세포에서 PMP22 mRNA 수준을 감소시키는 것은 매력적이고 직접적인 치료 방법이 됨을 입증하였다. 사람에서는 대개 10세에서 20세 경에 CMT1A 질병이 발병함을 고려할 때, 이 실험에 사용된 CMT1A 마우스는 적어도 성인 초기에도 치료 효과를 보임을 입증하였다.

출생 후 초기에 유전자가위 편집을 한 경우 신경조직의 형태 분석, 행동 테스트 및 신경전도 연구를 통해 평가된 PMP22 프로모터 표적 CRISPR/Cas9의 TATA-box의 치료 효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6일과 21일 모두에서 유효하기는 하였지만 6 일째에 주사한 것이 좀 더 나은 경향을 보였다. 그러므로 CRISPR/Cas9 요법에 대한 치료적 접근은 조기진단 후 조기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더 적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CRISPR/Cas9에 의해 PMP22의 TATA-box를 표적화하는 것이 개발 후기 단계에서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 결과가 필요하며, 이는 치료를 위한 시간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PMP22를 하향 조절하기 위해, 우리는 TATA-box가 mRNA 번역 효율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PMP22 프로모터의 TATA-box를 표적화하여 유전자가위 치료를 하였다. CRISPR/Cas9 처리를 표적으로 하는 PMP22-TATA는 검증된 PMP22프로모터의 TATA-box의 효율적이고 특이적인 편집 결과를 보여주었다.

유전체교정 기술은 21세기 생명 과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며, 현재 지속적인 유전체교정 기반 기술의 개발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고, 동시에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접근 가능한 인간 질병에 대한 치료적 적용 방식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으로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전체교정 기술의 질병 치료 응용의 가치는 최근 활발히 발표되고 있는 주요 학술지의 연구 결과만이 아니라 관련 제약기업의 높은 관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를 이용하는 유전체 교정 치료제 임상시험이 미국 및 유럽에서 시작되었으며, 선진국에서는 3세대 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의 유전체 교정 치료로 임상에 진입하고 있다. 차세대 유전자 치료 기술인 유전자가위 치료제 개발 분야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 접근 가능한 적합한 질병을 선택하고, 적용 가능한 치료 전략의 수립 및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유전자가위 전달체를 확보하는 등의 현실적인 개발 전략과 함께 FDA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명확한 IND 승인 가이드라인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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